[칼럼]잔혹한 폭력과 갑질, 이 사회가 법정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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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잔혹한 폭력과 갑질, 이 사회가 법정에 서야 한다!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3.08.2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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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지구를 망가트린 우리는 더 거칠어진 폭우와 폭염, 폭설의 재해에 시달리며 산다. 지구의 기후 위기는 그 피해가 재앙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런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재앙은 무너진 공동체에 흔들리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폭력들이다.

학생과 학생 사이의 폭력,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 가하는 폭력, 그리고 관계와 상관없이 저질러 버리는 묻지마 폭력까지. 나와 내 가족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드글거리는 사회에서 공동체는 사전에서조차 흐릿한 단어일 뿐이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우리 학교의 현실이 들통난 두 사건

지금에서야 벌어지는 일이 아니지만, 사회가 변하며 학교에서의 폭력도 달라졌다. 최근 학교에서 일어난 두 사건처럼 가해자 대부분이 학생과 학부모이다. 그들이 가한 폭력에 아동학대범으로 몰려 죽음을 선택한 교사. 왕의 DNA를 가진 위엄과 기개로 교사에게 갑질을 휘두른 교육부 사무관.

가해자는 학생과 학부모인데 교사는 그 갑질에 사법 지옥을 겪어야 한다. 그나마 버텨내면 학교에 남기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아동학대범이 되거나 학교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래서 교사들이 광장에서 절규한 것이다. “우리가 들고일어나는 것은 나도 언젠가 아동학대범이 될지 모른다는 꾹꾹 눌러 왔던 두려운 감정들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학교 공동체를 무너뜨린 못난 부모들

학생과 학부모, 교사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받아야 마땅하겠지만, 그 처벌로 학교 공동체를 구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건으로 터지고 나서야 교사의 고통을 서로 안쓰러워하지만, 들통나지 않았을 뿐 나머지 우리도 그 못된 가해가 저질러지는 사회와 잘 어울리는 학부모라서 모를 수 없다.

대부분 학부모가 나만 혼낼 수 있는 존재로 아이를 키운다. 어떤 누구라도, 어떤 까닭으로도 내 아이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들 생각한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마음이 상하고 몸이 멍들었다면 악성 민원이나 갑질을 저지를 학부모로 무장해 버린다. 갑질이 우글거리는 학교에서 공동체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무너진 공동체에 흔들리는 우리 사회

학교에서의 폭력은 그 가해에 마땅한 처벌이 어렵다.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그 이상의 가해라도 부모의 갑질이 아이의 단단한 방패이고 날카로운 창이기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조차 자녀의 학교 폭력이 지난날의 투기나 위조보다 흔한데도 부모의 책임을 가벼이 여기는 사회가 돼버렸다.

공교육을 고작 능력주의나 가르치는 도구로 전락시킨 서글픈 사회가 학교에서의 폭력과 갑질을 키웠다. 친구 같으면서 선생님인 교사, 경쟁해야 하지만 가족 같은 친구들을 만나는 학교, 이 사회에 그런 학교는 없다. 사람보다는 돈이 더 가치 있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어 버린 어른들이 그런 학교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는 물론이고 공교육마저 가르치지 않은 ‘우리’. 공동체로 지탱해야 하는데 그 ‘우리’를 잃어버린 사회. 학교에서 가해자거나 피해자였고, 방관자였을 아이들이 이런 사회를 채우고 있다. 다른 아이들과 크게 차이가 없었을 누군가의 묻지마 범죄도 ‘우리’를 배우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가 저지른 범죄라는 생각에 갑갑하다.

◆‘우리’를 가르치고 깨달아 가는 학교

공교육이 싫어서 초등학교를 마친 딸을 대안학교에 보냈다. 3년째 지혜학교를 다니는 딸이 지난주 이틀 부산으로 학교 MT를 떠났다. 이어서 사흘은 그 바닷가의 친구 집에서 끝나가는 여름을 만끽하는 일정이다. 지난해는 나흘간 제주를 다녀온 딸이라 덜 신났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누린 여름방학이라 즐겼을 딸이다.

친구 같은 선생님과 가족 같은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방학이 지루한 딸. 능력주의의 평가 기준을 버리고 친구들과 학교 밖을 거닐며 생각을 나누고 선생님 곁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학교에 다니는 딸이다. 폭력이나 갑질 따위는 딴 세상 이야기인 딸의 학교. ‘우리’를 깨달아 가는 학교를 공교육이, 이 못난 사회가 흉내라도 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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