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리 쌀의 가치를 모르는, 무지의 반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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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 쌀의 가치를 모르는, 무지의 반농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3.04.17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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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다.” 그래서, “밥 한 공기 비우기를 민생 119에서 논의를 했다.” 최근에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의 비난을 받은 여당 특위위원장의 말이다.

‘민생 119’는 여당이 긴급한 민생 현안에 대해 119처럼 어디든지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가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로 만든 특별위원회이다. 이 특위 위원장이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밥 한 공기 비우기’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꺼내 든 것이다.

우리 쌀로 힘을 겨루는 못난 정치판

남아도는 쌀 문제를 밥 한 공기 비우기로 해결하자는 철부지 같은 여당 특위원장의 말은, 지난 4월 4일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서 비롯되었다.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목표로 농정을 펼친다는 정부. 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농정에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 버렸다.

이에 여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재투표 추진 태세를 바로 갖추었다. 국회 통과 과정에 쌀의 초과 생산량과 가격하락 폭을 조정하며 이미 누더기가 되었던 법안은 결국 여당에 의해 무참히 부결되고 말았다. 야당과 여당, 정부,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판 힘겨루기에서 양곡관리법만 등이 터진 꼴이다.

보호 장치가 절실한 위기의 식량주권

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 추진은 지난해 폭락했던 쌀값이 발단이었다. 전년도에 비해 25%나 폭락했던 지난해 쌀값은 1977년 이후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했다. 쌀 생산비는 8%가 올랐지만, 수익은 38%나 급락해 쌀 생산에 보호 장치가 대두되었다.

우리 농민은 기후 위기로 쌀의 안정적인 생산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절실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누더기가 된 양곡관리법마저 칼날을 휘둘러버린 정권에게 농민의 간절한 마음은 안중에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반농의 선언처럼 그 안전장치를 거부한 듯 보인다.

역사나 문화, 현실적으로 쌀은 농민의 생존권이다. 부족하나마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식량주권을 지켜내자는 목소리였다. 이와 다르게, 경제 논리나 정치 실익을 따지자면 쌀값은 보장하기보다는 더 떨어뜨려야 마땅할 수도 있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를 그런 뜻을 비친 얄팍한 정치적 계산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국민이 아닌, 국가가 주도하는 쌀 소비

농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집권 여당의 민생 특위위원장이 내뱉은 철부지 같은 말이었지만, 양곡관리법 개정의 대안이 아니라, 더불어 추진할 정책에 쌀 소비 촉진은 꼭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우리 쌀은 검색되는 여러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줄어드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에 비해 감소하는 소비량이 심각할 지경이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여성의 몫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진정성 있는 쌀 소비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소비하고 남는 쌀이 발생하면 그 매입은 당연히 국가 책임이다. 거부당한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취지처럼 말이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에서 관심을 쏟는 한국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될 밥의 온전한 재료인 우리 쌀의 소비 정책을 국가가 추진해야 한다.

영어를 일부러 사용하지 않는다는 자존심 강한 프랑스 사람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시대이다. 당연히 우리 국민이 더 소비하기도 해야겠지만, 국가적으로는 전 세계 사람이 우리 쌀을 맛보고 소비할 수 있도록 수출정책을 펼쳐야 한다. 부디, 세계에서 으뜸인 우리 쌀의 소중한 가치를 외국 사람보다 우리 국가가 먼저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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