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농촌 일손부족, 외국인 노동자만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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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농촌 일손부족, 외국인 노동자만이 답인가?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2.11.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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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요즘 폐업하는 도시 자영업자가 많다고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을 짓밟았던 코로나19나 유가를 상승하게 한 유럽의 전쟁 탓일까? 그런 영향도 크다지만, 더 직접적인 이유가 인력난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기반시설도 좋은 서울 도심에서 월급 300만 원으로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가게들이 전전긍긍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인력난에 농촌이 사무쳤다. 부족한 일손으로 인건비가 치솟아 수확을 걱정하는 우리 농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붙들려는 농촌 지자체의 안간힘

그나마 코로나19가 지쳐서 외국인 노동자가 다시 농촌에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이전보다 잠적하는 수가 훨씬 늘었다고 한다. 어렵게 들어온 탓인지 작정한 듯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9년에는 입국한 3,497명 중 57명이지만, 지난해는 559명 중 316명이, 올해는 입국한 7,041명 중에 8월까지 635명이나 종적을 감췄다.

계절노동을 위해 우리 농촌에 들어와서 어디론가 사라지는 외국인. 그들은 더 오래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욕심을 품어야 하는 처지이다. 지자체도 그들을 붙들어 놓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경북 성주군은 현지 가족의 재산을 압류하는 연대책임의 조건을 붙여 필리핀 지자체들과 MOU를 체결했고, 충남 부여군도 무단으로 이탈한 필리핀 노동자가 다른 나라로 출국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의 조처를 했다.

지자체의 안간힘에는 인간적인 사례도 있다. 국제결혼을 한 지역 이민자의 가족이나 친척을 계절노동자로 초청하는 고창군. 외국인 노동자가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농촌의 일손도 채우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고창군은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데려오기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였던 지역이다.

농촌일손의 수급관리를 전담하는 기구 필요

당장 농촌 일손문제는 외국인 노동자가 답이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서둘러 MOU를 체결하고 그들을 모셔오기 바쁘다. 그들 중 여럿이 사라져도 대책은 없다. 그런데도 지난 9월에 국무총리 주재로 ‘농업 계절근로자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확정하며 지자체의 일거리만 늘려놓았다. 외국인 노동자의 농촌 수급과 관리를 전담하는 정부기구가 필요한 실정인데도 여전히 지자체에 맡기려 해 마뜩잖다.

하루빨리 정부 전담기구를 만들어서 일터가 마땅치 않은 도시 노동자를 농촌 일손으로 연결하는 역할까지도 맡겨야 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의 서울시가 도시 노동자의 농촌 일자리에 강원도와 연대했던 정책을 기억할 것이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고 연대하면,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매달려야 하는 도시와 농촌, 노동자의 일자리와 농촌의 일손 문제 모두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노동의 가치를 모르는 사회가 근본적인 문제

도시마저 인력난에 허덕이며 자영업자가 가게 문을 닫는 우리나라. 도시에 사람은 많으나 우리 노동자가 없고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도 그들의 일터가 되지 못하는 처지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학교는 학생에게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지 않은 잘못이 땀 흘리기 싫어하는 베짱이 사회를 만들어버린 탓이다.

아이들에게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농촌에서 가르치면, 도시와 농촌의 일자리, 일손 문제를 풀어갈 건강한 우리 청년, 우리 노동자를 키울 수 있다. 도시 노동자와 청년이 살만한 농촌을 만들고, 농번기의 인력이 아닌 지역 사람으로 맞을 준비에 도시와 농촌, 교육의 연대가 절실하다. 도농의 일손부족, 우리 노동자가 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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