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문화로 소통하는 직거래장터를 꿈꾸며…
상태바
[칼럼]문화로 소통하는 직거래장터를 꿈꾸며…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2.11.01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안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사무국장 서정찬
무안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사무국장 서정찬

전 국민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사고로 인해 슬픔에 잠겼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였고,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조기 게양이 이루어졌다. 무안YD축제마저 마지막 날에 공연과 불꽃놀이가 취소되는 등 행사가 축소되어 운영이 되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은 서울시와 경찰청의 안일한 대처방식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국적불명 핼러윈에 퇴폐적인 상업주의 문화”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축제장을 방문했던 젊은 청춘들을 비판하는 논조로 흐르기까지 한다.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 세계의 문화가 SNS를 통해 순식간에 지구촌에 퍼져 나간다. 다른 나라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충격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특별함과 끌림이 있다면, 지구촌 소식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이다. 누구나 인터넷 검색한 번으로 핼러윈 축제가 이미 젊은이들에게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주변의 학교와 마을은 물론이고, 이번 YD축제장에서도 ‘핼러윈’을 주제로 여러 체험부스가 운영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특별함이 있는 문화를 여러 행사와 축제에서 잘 녹여내어야 한다. 핼러윈 축제도 마찬가지이다.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이 상업성에 물든 이태원이라는 지역을 가지 않고도 우리 지역에서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진 축제를 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많은 예산을 들여 규모 있는 축제를 개최할 필요도 있겠지만, 그 의미를 되새기며 참여하는 지역민이 즐기는 소소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무안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 회원 40여 명이 지난 10월 18일 저녁에 승달문화예술회관으로 모였다. 9시가 넘게 3시간 이상을 토론한 주제는 ‘문화가 있는 직거래장터’였다. 단순히 생산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생산 농가의 삶을 담은 문화를 직거래장터에서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퍼실리테이터(회의 도우미)와 함께 4개 조로 나뉘어 진행하다 보니, 주제에 대한 참여 농가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무안의 색깔을 입혀 더 멋지게 포장지를 제작하여 소규모 판매, 여기에 유튜버와 협업하는 라이브커머스 및 1인 가족을 위한 꾸러미 판매 등은 요즘 유행하는 판매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공연과 전시 등 볼거리에 구매 농산물로 즉석에서 요리할 수 있는 체험, 예술가와 협업은 물론이고 영상 제작 등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소통 또한 이야기하였다. 토요시장과 팜파티 등 치유와 연계한 농촌관광 프로그램 개발 방향까지 다양하게 이야기가 모아졌다. 이러한 의견은 무안의 먹을거리에 대한 융복합의 방향을 담을 수 있는 것이고, 직거래장터가 열린다면 무안만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우리 지역에서 지난 10월에 YD축제 이외에도 멋진 축제들이 진행되었다. 무안군과 전남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무안문화원과 무안청년문화Lab이 주관한 ‘2022 몽타이로 소풍갈래?’는 식영정 일원에서 영산강과 어우러진 코스모스의 향연으로 지역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축제가 되었다. 무안읍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최한 ‘2022 무안읍 불무공원 플리마켓’은 불무공원에서 국화의 향연과 다양한 체험, 그리고 공연 등이 어우러져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비단 축제만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꽉 차는 황토갯벌랜드나 차박의 성지가 되어버린 조금나루와 송계어촌체험마을 등은 관광지로써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 이국적인 정취와 노을을 바라보는 카페로 인기몰이를 하는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지역을 알릴 수 있는 행사들을 개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축제의 시기는 사계절 어느 때나 적절한 주제로 다양한 장소에서 가능하다. 직거래장터도 여기에 발을 맞추어 꾸준히 함께 참여하여야 한다. 단지 이 장터가 지역의 먹을거리를 선물이나 무료 나눔 형태로 퍼주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가능한 지양하여야 한다. 받는 입장에서 공짜이기에 즐거움이 잠시는 있겠지만, 이로 인해 무안의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든든한 소비자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등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된 시대에 직거래장터 또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도시민에게 가까운 곳에 직거래장터를 연다고 해서 장바구니를 들고 달려와 물품을 한가득 사서 가지고 가는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직거래장터는 먹을거리에 담긴 문화를 알리고, 이러한 문화로 버무린 이야기에 감동할 수 있는 소비자를 확보해 나가는 장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는 봄에는 꽃향기, 여름에는 물축제로, 가을에는 핼러윈, 그리고 겨울에는 눈꽃축제처럼 아이들과 젊은 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문화를 지역 먹을거리와 연계하여야 한다. 이렇게 연계하는 축제가 월 1회 이상 주기적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펼쳐야 한다. 결국 바람직한 직거래장터는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든, 다른 축제와 연계하든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문화를 통해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소통은 건강하고 바른 먹을거리를 꾸준하게 소비하는‘구독 경제’가 일어날 수 있는 정(情)이 되어 지속적인 먹을거리의 소비로 이어질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