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챗GPT 등장으로 학생용 가방의 크기는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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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챗GPT 등장으로 학생용 가방의 크기는 줄어들까?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3.04.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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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사무국장 서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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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올 해 초등학교 교육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여러 준비 과정이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새롭게 가방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리 낡지 않는 가방을 그대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의견은 딸과 아내로부터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핀잔과 함께 묵살되었다. 딸은 이미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점찍어 두었고, 가족이 함께 목포에 있는 한 매장에 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들렸다. 학생 가방들이 진열된 매장을 보고서야 나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먼저는 학생용 가방이 등산용 배낭을 생각할 만큼 용량이 크다는 것이다. 가방은 물건을 30L를 담을 수 있는 용량에 1Kg에 이르는 무게가 평균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크다 보니 가방을 짊어지는 끈은 튼튼해야 한다. 무게 때문에 뒤로 쏠리지 않도록 어깨와 허리에 밀착해주는 벨트가 추가로 있다. 여기에 등판은 완충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 소재가 덧대어 있다. 휴대폰이나 물통 등 소지품을 위한 주머니도 부착되었다.

여기에 더 놀라는 것이 가방의 가격이다. 학생 가방이라는 단어로 인터넷 검색하면 상위에 자극적으로 보여지는 ‘등골 백팩(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큼 비싼 책가방)’이라는 단어가 따라온다. 가방을 구입하러 왔다가 가격을 보고 놀라는 학부모라면 충분히 공감할 신조어일 것이다.

아내와 딸은 잠깐의 고민 끝에, 전시된 여러 제품 중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어느덧 한 달째 이 가방을 메고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어른인 내가 이 가방을 직접 메고 보니 허리까지 내려와 밀착된다. 160cm 정도 키의 딸에게는 등에서부터 엉덩이까지 내려온다. 학교 책과 학원 책 등 몇 권을 넣고 물병까지 더하면 그 무게는 10Kg을 훌쩍 넘을 때도 있다. 빈 가방이라고 해도 한 손으로 들기에는 가벼운 무게가 아니다. 이러한 가방을 딸이 고등학교 때까지 6년 동안 짊어져야 하니 마음이 아프다.

올해 들어 가장 뜨거운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챗GPT(오픈에이아이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대화로봇 프로그램)’이다. 알파고가 세상에 나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듯이, 챗GPT는 우리 주변의 일상을 크게 바꾸고 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상식을 챗GPT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많은 정보망을 짧은 순간에 검색하여 그럴싸한 답을 보여 준다. 어떤 주제에 대한 보고서 작성에도 척척 답변이 돌아온다. 여기에 시는 물론이고 소설까지도 작품으로 선사해 준다. 심지어 그림과 영상이라는 예술 영역까지 넘어섰다. 이 때문에 대학뿐만 아니라 교육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이미 계산기를 들고 시험을 보는 것이 일상인 시대가 되었다. 바둑에서 인간 이세돌이 인공지능의 알파고를 한 번이라도 이긴 것이 인간이 가지는 큰 업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인간의 뇌가 담을 수 있는 지식의 양과 활용할 수 있는 창작의 영역까지를 인공지능이라는 인간의 창작물이 인간을 훌쩍 뛰어넘어선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죽은 사람도 생전의 모습과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님을 최근에 TV를 통해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내가 누군가와 영상통화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사람인지, 인공지능을 통해 조작된 허상인지를 모를 수도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제 내 눈으로 직접 봐도, 미디어를 통한 것이라면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상대방과 직접 만나, 때로는 신체적 접촉 등 관계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교와 학원의 교육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도 더디기만 하다. 창의성과 융합이라는 포장으로 암기식 문제 하나를 더 잘해서 우수한 학생으로 인정받는 입시제도를 교육부가 더 빠르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학생들이 패드나 노트북 하나만 넣어도 되는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온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학교생활은 바뀌어야 한다. 학교 성적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또래 관계에 대한 사회성의 점수가 높은 친구들이 우등생으로 선택받는 시대가 될 수 있을까? 교과서가 없어도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자신의 꿈과 연계하여 일상의 비서로 활용할 수 있는 학교생활이 되어야 한다. 제발 입시 위주의 지옥과 같은 굴레에서 아이들이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참 성장해야 할 나이에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가방을 훌훌 벗어 던질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어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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